본 글은 글또 10기 지원을 위해 작성하는 글입니다.
양식 : [글또를 신규로 참여하는 분들은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 삶의 지도”에 대한 글을 작성해서 제출해주셔야 합니다]
막상 나에 대해 글을 쓰려고 하니 어떻게 써야 하나 생각이 먼저 들어 바로 못 쓰겠더라구요... 그래서 추석 연휴 기간 쉬는 김에 차분하게 저의 삶을 돌이켜보고자 합니다. 우선 글또에서 제시해준 삶의 지도는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고, 어떤 사건으로 지금의 내가 되었는가' 라고 자세하게 나열해주셔서 요약하여 제 삶을 풀어보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 다이나믹한 나의 삶?
저는 제 삶이 제법 다이나믹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마냥 평범한 삶은 아니였던거 같아요. (좋은 뜻에서요!!!😆)
어릴적부터 유난히 내성적인 어린시절을...(밈이 아니라 진짜) 보내서 정말 소심 그 자체였어요.
지금까지도 대문자 I 인거 보면 어쩔 수 없는 천성적인거 같습니다!
어른들에게 인사하는 것도 부끄러워하고 집 전화오면 전화받기 싫고 중국집 짜장면 시키는 것도 떨려서 잘 못 할 정도 였어요. 그런 제 성격을 부모님은 누구보다 걱정하셨고 그래서 저를 해외로 많이 보내고 많은 경험을 통해 용기를 얻길 바라셨던거 같아요.
그래서 초등학교 4학년때 여름방학 처음 비행기 타고 필리핀을 부모님 없이 친구랑만 영어캠프를 떠났습니다. 부모님 기억으로는 '해외로 한달동안 영어캠프 가볼래?' 라는 말에 제가 전혀 망설임 없이 바로 간다고 했다고 합니다!
영어도 못하는데 왜 고민도 안하고 간다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어린마음에 비행기 타보고 싶어서 간다고 했던거 같습니다. 그렇게 얼렁뚱땅 해외경험 재미를 알게 되어 버렸고 영어캠프 이후 저의 초등학교 방학 시절은 대부분 다 해외에서 한 두달씩 보냈었습니다.
이게 효과가 있었던 건지 저는 새롭게 도전하는 것이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꽤나 잘하는 편입니다!
🏝️ 쉽지 않은 유학생활
제 학창시절에는 유학이 나름 붐이였던거 같습니다. 부모님도 보시기에 제가 해외 거부감도 없어보이고 영어도 유창하게 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셔서 저는 초등학교 졸업하자마자 중학교는 필리핀 국제학교에서 보냈어요. 소심하고 영어도 못하는 애가 국제 학교 들어가서 수업을 들으니 당연히 무슨 말인지도 하나도 모르고 그냥 도시락 먹으러 학교 왔다갔다 한 수준이였죠. 인종차별도 당연히 있었고 영어 못해서 무시도 많이 받았고 마냥 즐거운 학교 생활은 아니였어요. 그래도 해외에서 삶이 즐거웠습니다. 새롭게 경험하는게 너무너무 많았거든요!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6개월 1년 이렇게 지나가니 어느정도 수업 따라 들을 정도가 되었고 유학생활에 익숙해질 쯤 저는 한국을 너무 그리워했습니다. 2년 반정도의 유학생활을 마무리하고 한국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애매모호한 중학교 생활을 보내고 한국에 돌아왔는데 고등학교를 입학하려면 중학교 졸업장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국제학교 졸업장을 대체하려고 했는데 인정이 되지 않는다고 하여서 검정고시를 치르고 1년 늦게 특목고인 외국어고등학교를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 혼란 그 자체
일단 고등학교에 입학한건 너무 즐거웠는데... 일반 고등학교가 아니라 중학교때 공부 좀 한 애들이 다 모인 학교다보니 저는 영어를 제외하고 모든 과목은 따라가기 벅찼습니다. 고등학교는 친구들과의 즐거운 추억도 많긴 했지만 그 외에 노력은 배신 할 때도 있다라는 걸 깨달은 시점이라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공부와 친해지려 노력은 했었건만 경쟁이 밀려 원치않게 공부와 멀어지게 됩니다...
내가 원하는게 뭔지 모르겠고 대학은 커녕 원하는 과도 못 찾겠더라구요. 내 꿈 찾기를 하던 중 우연히 국제개발에 대해 눈을 뜨게 되었고 고등학교때 KOICA(한국국제협력단)관련 활동도 하고 외교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졌습니다. 이게 이어져서 결국 첫 직장은 마음이 가는 국제개발 NGO에서 일하게 되었는데요. 이 일을 하면서 해외파견도 나가보고 저는 정말 열정을 다했는데 일을 하면서 제 상상과 너무 다른 오히려 너무 큰 실망을 마주하게 된 직업이라 괴리감을 느껴 퇴사를 했습니다. 퇴사 이후 모든게 무너졌었어요.
이 길이 내 길이라 믿었고 정말 행복할 수 있는 직업이 될거라 믿었는데 실망했던 부분이 너무 커서 다시 이 직종으로 못 일할거 같았고 그 당시 많이 우울했던거 같습니다. 그 이후에는 취준을 다시 준비하고 사무직을 전전하며 일을 했는데 사무직이라는 애매모호는 직무를 통해 내 미래를 떠올려 보았을 때 물음표 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직을 할때마다 도대체 뭘 더 공부를 해야할지, 자소서와 이력서는 어떻게 고쳐야할지, 내 전문성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모든게 물음표여서 답답하기만 했었어요.
저는 제 미래가 늘 물음표였죠. 이렇게 살아도 될까?
🖥️ 코딩? 그게 뭔데...
당시 친구들과 만나면 매번 얘기하는게 주제는 '미래에 어떻게 살아가야 하지? 나 진짜 아직도 내 미래가 너무 걱정되고 어쩌구 저쩌구' 늘 결론은 모르겠다로 끝맺게 되어 걱정과 혼란만 가중시키긴 하였지만ㅋㅋ 그래도 나름의 걱정 해소법이였습니다.
그러다 코로나가 터지고 이 시기에 더 확신하게 된 부분이 있습니다. 팬데믹 시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일 할 수 있는 직업을 가지자!
혼동 속에서도 경제적인 부분에 어려움이 없는 일을 해야겠다 싶었는데 그 당시 코딩 및 개발자가 정말 정말 많이 매체에 나오더라구요.
비전공자들이 개발자가 된 글들을 수없이 쏟아져 나오고 개발자????? 코딩?????? 너무너무 나와 거리가 먼 단어들이였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단 한번도 컴퓨터 관련 공부와 가까이 한 적 없는 자타공인 컴맹인 문과 출신 사람이거든요.
이런 내가 무슨 개발자니 코딩을 하겠다는거야 하면서 넘겼는데 이상하게 자꾸 눈이 가는겁니다. 뭐에 홀린 것 마냥 자꾸 궁금해졌어요.
제가 생각한 미래 직업의 안정성을 따져봤을때 개발자가 거의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너무나도 큰 도전이였기에 정말 매일매일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회사에서도 집에 와서도 계속 비전공자가 개발자 이런거 검색해보고 유튜브에도 한번 검색해보다가
결론적으로 저는 이 세계가 너무 알고 싶어져서 바로 국비 학원들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퇴근 후에 여러 군데 들려서 상담도 갔다가 그 중 제일 유명하기도 하고 빨리 개강 시작하는 곳이 있길래 등록하고 12월 말 퇴사와 동시에 바로 학원을 다녔습니다.
🥹 어렵다 어려워 코딩공부
총 7개월동안 국비학원을 다니면서 돌이켜 봤을 때 제가 했던 가장 큰 실수는 사전 공부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적어도 기본기는 갖추고 했었어야 했는데 hello world 하나만 알고 스피디한 수업에서 겨우겨우 따라가면서 공부했던 거 같습니다.
컴맹수준인 제가 못하는게 당연한거겠지만... 그때는 못하는 제 자신이 너무 싫었어요. 그럼에도 주변에서 너무나도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이해 못하는 저를 어떻게든 이해될때까지 설명하고 알려주는 국비학원 동료들과 우울할 때마다 상담 요청했던 국비학원선생님, 가족들 친구들 모두가 너무 너무 의지가 되었기에 기왕 시작하는거 끝까지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여기까지 온 거 같습니다.
비전공자 개발자로서 취준과정도 할말은 너무 많지만... 어쨌거나 지금 일을 시작하고 있으니 만족하고 있습니다. 일을 하면서 공부를 하니 좀 더 마음의 부담이 덜어져서 그런지 개인 공부를 하는데 재미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코딩공부에 대한 흥미가 자꾸 생기고 내가 아는게 많아지면 그만큼 내가 구현할 게 많아진다는 생각에 설레기도 합니다!
개발자 시작하기 전에 그런 말이 많더라구요.
코딩은 재능이 있어야 한다
개발자는 아무나 하는게 아니다 등등..
근데 모든 개발자가 취미가 코딩이며, 코딩에 재능이 있고, 뭐 특별한 사람만 개발자 하는게 아닐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제가 큰 재능은 없는거 같긴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결심하면서 도전 했던 그 순간의 감정과 끈기로 밀어 붙이며 이 직업을 이어나가고 싶습니다.
글을 마무리 하자면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제가 추구하고자 한 삶의 목표는 사회 한 구성원으로서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는게 저의 목표였습니다. 미약한 재능이든 능력이든 내가 쓰임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계속 쓰여지고 쓰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기존에 했던 사무직 직무와 지금 하고 있는 개발자 직무의 차이점을 꼽자면 개발자는 내가 생각만 했던 부분을 직접 구현할 수 있다는 부분이 가장 큰 메리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개발을 할때 원하는 결과가 나오면 너무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습니다.
새로운 경험과 도전을 좋아하는 저에게 개발자라는 업으로 더 많은 기술 스택과 공부를 쌓아서 인사이트를 넓히고 다양한 경험을 만들어보고 언젠가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짧게 쓰려고 했는데 막상 또 쓰다보니 두서없이 글이 너무 길어졌습니다. 이렇게 제 삶을 축약하고 나열하니 약간 부끄럽기도 하네요..ㅎ
그래도 글또 덕분에 제 인생을 다시 돌아볼 수 있게 된 기회였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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